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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들이 사는 세상/Seoul, in S.Kor

누구도 일러주지 않았네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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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년 한해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참 많았다.

그동안 사람들과 부대끼는 생활에 염증을 느껴서였을까. SNS도 닫고, 이직준비 하며 전화번호도 바꾸고, 내 주 이동경로는 회사, 도서관, 학원 등 특별할 것 없는 날들의 연속이었다.

그래서, 외로웠냐고?

혼자 보내는 시간,
그 삶 자체를 온전히 나의 세상으로 받아 들이게 되었다. 나도 모르게 내 세상을 사랑하게 된 까닭은 알다가도 모르겠지만, 군중속 고독보단 이게 낫지 아니한가.

혼자 걷는 길,
혼자 먹는 밥,
혼자 먹는 술,
혼자 보는 영화,
혼자 하는 여행,
지구 위 방랑자,
마음속 깊은 곳,
나이만큼 굽이쳐 흐르는 검은 청춘의 물결,
그 강물위로 내 고단한 한숨 하나,
꿈 하나씩을 번갈아 띄우며,
먼 훗날,
한번 더 유쾌한 웃음 짓는 순례자가 되겠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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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 - 패닉

설레이던
내 어린 나날도
이제는 무거운
내 길 위에
더 무거운 짐들
조금씩 하나씩
나를 자꾸 잊으려
눈물을 떨구면

멀리 강물따라
어디쯤
고여 쌓여가겠지

텅빈 난
또 하루를 가고
내 모든 꿈은
강물에 남았네
작은 섬이 되었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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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긴 2016년 홀로 보낸 여행의 끝에서 다시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했다. 반가운 친구들과 지난 이야기들을 쏟아내며 나는 사랑하고 있구나, 사랑받고 있구나, 그 단순한 진리에 가슴 먹먹해 지는 시린 한겨울의 따스한 햇볕을 온 몸으로 받아 들였다.

그리고 지난 금요일 참 이쁜 동생집에 초대받아 (이불까지 빨아 놨다고..) 그 아이의 꿈과 사랑을, 아직도 서투른 나의 풋사랑 이야기를, 도란도란 어머니의 깨소금 같이 고소한 옛 사랑이야기를 곁들어, 잊을 수 없는 2017, 새해의 첫번째 주말을 맞이하였다.

어리지만 사소한 것 까지 준비해 둔 배려심 많은 친구를 보며 생각해 보건데, 같이 걷기에 난 아직 누군가의 삶을 끌어 안을 준비가 안된 것이 아닌지.. 조금 더 혼삶을 즐기며 생각해 보자. 내게 필요한 것들을. 무엇보다 내 삶을 그 자체로 바라봐야 할 어제, 오늘 그리고 내일을.

누구도 일러주지 않았던,
모든 순간이 희미하고 아름다운,
저 마다의 아픔으로 더 찬란한 우리 젊은 날에 대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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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구도 일러주지 않았네 - 루시드 폴

홀로
버려진 길 위에서
견딜 수 없이
울고싶은 이유를
나도 몰래
사랑하는 까닭을
그 누구도 내게
일러주지 않았네

왜 사랑은
이렇게 두려운지
그런데 왜
하늘은 맑고 높은지

왜 하루도 그댈
잊을수 없는건지
그 누구도 내게
일러주지 않았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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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+)
토요일 아침 가족과 함께
(feat. 어머니의 된장찌개)

두런두런 보글보글 토요일 늦은 아침, 얼마만에 맞이하는 가족들과 함께 한 아침식사인지. 다음주 토요일 스키장 간다고 잔뜩 챙겨준 스키용품을 들고, 지하철 역 까지 배웅해 준 동생과 감사한 가족들의 포근함에, 하루종일 따뜻했던, 2017의 첫 토요일 느긋한 담소와 즐긴 아침 집밥이었다.

어머니의 특별한 비법이 가미된 된장찌개ㅎㅎ
두 그릇이나 먹었는데, 고구마에 김밥까지 싸주셨다.

올 한해 이 기억만으로도 든든할 것 같은.



(+) 2.



(+) 3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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