누군가 창문을 조용히 두드리다 간 밤
김경주
불을 끄고 방 안에 누워 있었다.
누군가 창문을 잠시 두드리고 가는 것이었다.
이 밤에 불빛이 없는 창문을
두드리게 한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
언젠가 나도 저런 모습으로 내가 살던 시간 앞에 와서
꿈처럼 서성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
어떤 방을 떠나기 전,
언젠가 벽에 써놓고 떠난
자욱한 문장 하나 내 눈의 지하에
붉은 열을 내려보내는 밤,
나도 유령처럼 오래전 나를 서성거리고 있을지도
(중략)
(+)
얼마나 숱한 새벽을 저 바다앞에서 홀로 맞이했던가. 황폐해진 마음- 위로가 필요할 때 서성이던 그 시간을 다시 마주 한 채 꿈처럼, 유령처럼 머물렀던 2016년 12월 31일 부산 태종대 이른 아침. 어린 날 이 세상에서 처음 본 가장 넓은 바다였고, 지금도 가장 넉넉한 품을 지닌 나의 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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